오랜만에 평일에 연차 쓴 날, 그냥 집에서 쉬기에는 아쉬워서 바람도 쐴 겸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갈 겸 광화문에 위치한 스시산원 궁에 다녀왔다.
스시산원 궁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1길 50 더케이트윈타워 지하1층
- 영업 : 11:30 ~ 21:30 (B.T 14:30 ~ 18:00), 매주 월요일 휴무
- 메뉴 : 런치 오마카세 60,000원, 디너 오마카세 100,000원
직장인으로서 평일에 연차를 쓰지 않고 스시 오마카세를 런치로 즐기기는 쉽지 않다. 마침 테이블링을 보다가 스시산원 궁에 자리가 남아 있길래 재빨리 당일 예약을 하고 바로 출발했다.
다행히 시간 안에 도착. 광화문, 경복궁 근처에 있는 가성비가 좋고 평이 좋은 미들급 스시 오마카세인 스시산원 궁에 런치 오마카세를 맛 보러 갔다. 런치 오마카세 가격은 단 돈 6만 원으로 가성비가 아주 훌륭한 곳이다.
좌석은 ㄷ자로 된 다찌로 되어 있다. 다찌가 꽤 길게 되어 있어 다른 스시 오마카세 전문점보다 좌석 수가 많아 보였다.
정갈하게 세팅된 그릇과 식기류가 눈길은 끈다.
런치 오마카세
여느 스시 오마카세와 같이 차완무시로 시작한다. 트러플 오일과 새우살이 들어가 있고 부드러워 입맛을 돋우기에 좋았다.
생선을 손질하는 셰프님의 모습을 보니 군침이 절로 돌았다. 6만 원짜리 오마카세치고는 생선 퀄리티가 너무 좋고 신선해 보였다.
런치는 차완무시 다음으로 바로 스시가 나온다. 첫 스시는 광어인데 무난하고 맛있었다.
다음은 실파와 레몬즙이 들어간 참돔. 쫄깃하고 알싸한 파와 상큼한 레몬즙의 조화가 좋았다.
다음은 날이 따뜻해질 때만 나온다는 잿방어. 껍질에 쟃빛이 돈다고 해서 잿방어라고 설명해 주셨던 셰프님. 잿방어 역시 맛있었다.
다진 실파가 올라간 전갱이. 고등어에 밀려 2인자인 전갱이의 숙명이지만 이날 만큼은 고등어보다 훨씬 맛있었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게르치는 직화로 껍질이 구워져 나온다. 참치처럼 기름기가 많은 게 특징이다. 직화로 구운 껍질이 입안에서 더 맛있게 느껴졌다.
가리비 관자는 구워서 먹은 게 일반적이지만 스시로 먹어도 맛있었다. 레몬즙과 소금이 뿌려져 비리지 않았다. 탱글탱글한 식감이 구이와는 다르게 색다른 게 이색적이고 괜찮았다.
어느 정도 스시가 나온 뒤에 버섯이 들어간 미소 된장국이 나온다. 그리고 다시 스시 타임 시작.
기다리고 있던 참치가 나왔다. 기름지고 담백한 게 너무 맛있었다.
참치 등살 다음으로는 참치 대뱃살이 나온다. 두 번 연속으로 참치라니 너무 좋은 것. 이게 참치인지 소고기인지 헷갈릴 정도다. 대뱃살 위에 와사비가 올라가 있어 간이 딱 맞았고 개인적으로 등살보다 대뱃살이 쫀쫀한 게 더 맛이 좋았다.
라임 껍질이 올라간 한치는 약간 미끌미끌한 식감인데 무난했다.
단새우 두 마리가 올라간 스시는 약간 달달하고 괜춘한 맛.
겉에는 생강이 올라가 있고 안에는 간장에 절인 무가 들어간 고등어. 제주도 현지에서 먹는 고등어회만큼이나 맛있었다. 전혀 비리지 않고 좋았다.
김에 싼 다진 참치와 단무지는 뭔가 더 특별해 보인다. 단무지가 더 많이 들어갔으면 단맛이 강해 이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간도 좋고 양이 적당해 딱 좋았다.
마지막 스시는 바다장어인 아나고가 준비된다. 따뜻할 때 먹어야 가장 맛있다고 해서 빠르게 사진을 찍고 먹었다. 스시산원 궁의 스시 중에 장어가 가장 맛있다고 들었는데 역시 이게 가장 베스트였다.
스시가 다 나온 뒤에는 따뜻한 메밀소바가 나온다. 여자친구는 배불러서 먹지 못했고 내가 두 그릇 다 해치웠다.
그리고 일본식 계란말이인 교쿠를 내어준다. 카스테라처럼 부드럽고 너무 맛있었다. 여전히 배부른 여자친구는 역시 포기해서 이것도 내가 두 개 다 먹었다.
마지막 디저트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나오며 런치 오마카세가 마무리 된다. 하겐다즈는 아닌 것 같고 엑설런트 아이스크림 맛과 비슷하다. 디저트까지 만족스러웠던 식사였다.
스시산원 궁이 같은 지붕 아래 있는 스시산원 경, 스시산원 청보다 맛과 인테리어 모두 더 낫다는 후기가 많았는데 실제로 경험해보니 정말 만족스러웠다. 미들급 스시 오마카세 중에 꽤 네일밸류가 높은 곳이지만 가격부터 분위기까지 편안하고 부담 없이 경험하기에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