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 시골집이 있어 두 달에 한 번은 내려가는 편이다. 갈 때마다 부모님이 아산시 맛집에 데려가 주시는데 그 중에 특히 맛있게 먹었던 곳을 소개할까 한다. 바로 충남 아산시 실옥로에 위치한 농원정으로 오리누룽지백숙 맛집이다. 이미 지역 주민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맛집이다.
농원정
- 주소 : 충남 아산시 실옥로 93
- 영업 : 10:30 ~ 20:50 (B.T 14:40 ~ 16:00)
- 메뉴 : 오리누룽지백숙 5.5, 오리주물럭 3.5 ~ 5.5
충남 아산시 지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온양온천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근처에 특별한 건 없고 꽤 조용한 곳에 위치한 곳이다. 그래도 지역에서 맛집으로 알려진 곳인지 주차장이 꽉 차있었다.
닭과 오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지만 이 곳에서는 꼭 ‘오리누룽지백숙’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아버지의 강력한 추천으로 오리누룽지백숙 2개를 주문했다. 결과적으로 성인 6명에 어린이 1명이 배터지게 먹고도 조금 남았다.
주문을 하면 밑반찬과 동치미, 그리고 때깔 좋은 김치와 깍두기가 나온다. 김치가 아주 맛있었는데 요즘 워낙 배추값이 비싸 김치를 더 달라고 하기도 참 미안했다. 하지만 오리누룽지백숙에 김치가 너무 잘 어울리고 맛있어 눈치가 보이지만 한번 더 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오리누룽지백숙
잠시 뒤에 주문한 오리누룽지백숙이 나왔다. 말 그대로 농원정의 대표이자 시그니처 메뉴. 백숙은 조리 시간이 꽤 걸리는 음식이지만 전문점이니 만큼 꽤 빨리 나왔다. 우선 양이 아주 많아 보였고 한 그릇이면 성인 남성 3명이 먹기에 충분해 보였다. 여기에 다 먹고 나면 누룽지가 나오니 양이 아주 많은 편이다.
오리가 아주 부드러워 살이 잘 발라졌고 야들야들한 게 아주 맛있었다. 그리고 오리 잡내가 나지 않아 초딩 조카도 아주 맛있게 먹더라. 맛은 담백하면서 간이 조금 있는 편인데 죽과 함께 먹으면 딱 맞았다. 여기에 김치와 깍두기를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
이렇게 앞접시에 덜어 먹으면 되는데 마음 같아서는 뚝배기를 다 가져와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아빠가 괜히 강력 추천한 게 아니었다. 닭이 아닌 오리라서 그런지 고기가 야들야들하면서 쫄깃하다고 해야 하나. 확실히 닭 백숙보다 더 맛있었다. 그리고 먹다 보니 맛과 양에 비해 가격이 꽤 저렴한 것 같았다.
얼마나 큰 오리를 사용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살이 아주 많았고 간이 잘 배어있다. 처음 음식이 나올 때 오리를 푹 삶았는지 모양이 흐트려져 있는데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암튼 앞접시에 덜어 김치와 함께 먹으면 너무 맛있어 멈출 수 없다. 솔직히 지금껏 먹어 본 오리누룽지백숙 중에 최고였다.
누룽지
오리와 죽을 다 먹고 나면 누룽지가 나온다. 근데 이 또한 양이 많아 새로운 음식이 나온 느낌이다. 이미 너무 배불렀지만 작작한 국물에 누룽지가 리필이 되니 또 들어가긴 하더라.
양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누룽지 하나는 포장하고 하나만 먹었다. 둘 다 먹었으면 분명히 남았을거다. 남은 오리 고기에 누룽지를 함께 먹으면 이게 참 별미다. 따로 공기밥을 시키지 말고 누룽지와 함께 먹는 걸 추천한다. 농원정의 킥은 바로 이 누룽지.
먹고 먹고 또 먹어도 결국 남았고 결국 오리누룽지백숙에 지고 말았다. 시골에 가끔 내려갈 때마다 부모님과 함께 맛집에 가 외식을 하는데 그 중에 이 농원정의 오리누룽지백숙이 최고였다. 뭐 가격, 서비스, 위치 이런 거 다 떠나서 맛 하나로 나를 사로잡은 곳. 여름에 간다면 분명 보양식으로 끝내줄 것 같은데 다음에는 무더운 여름날 다시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