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농원정ㅣ온양온천역 오리누룽지백숙 맛집
충남 아산에 시골집이 있어 두 달에 한 번은 내려가는 편이다. 갈 때마다 부모님이 아산시 맛집에 데려가 주시는데 그 중에서 단연 인상 깊었던 곳이 바로 농원정이다. 오리누룽지백숙으로 유명한 이곳은 현지인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숨은 보양식 명소로 처음 방문했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 아산 농원정 소개
농원정은 온양온천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시골 마을의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이 식당은 외관만 보면 평범하지만, 그 내부에서 펼쳐지는 음식의 세계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평일 점심에도 주차장이 꽉 찰 만큼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주말이면 외지 손님까지 더해져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곤 한다. 마케팅 없이 오직 ‘맛’으로만 승부하는 곳이기에 더욱 믿음이 갔다.
- 주소 : 충남 아산시 실옥로 93
- 영업 시간 : 10:30 ~ 20:50 (B.T 14:40 ~ 16:00)
- 대표 메뉴 : 오리누룽지백숙, 오리주물럭
⏰ 웨이팅 & 🚗 주차 정보
식당 옆과 맞은편에 여유로운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차량 방문에 큰 불편은 없다. 실제로 만차가 되는 경우는 드물어 주차 걱정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웨이팅은 방문 시간과 요일에 따라 복불복이다. 소문난 맛집이지만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만 아는 숨은 맛집이라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면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다.
🏠 내부 분위기
농원정의 실내는 전형적인 시골 밥집의 정겨운 느낌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좌식 테이블과 벽면 곳곳에 붙은 메뉴들, 정성껏 움직이는 직원들의 분주함이 따뜻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고, 좌석도 넉넉한 편이라 단체 방문에도 부담이 없다. 복잡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 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주문한 메뉴 및 소감
처음엔 오리백숙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아버지의 강력한 추천에 따라 오리누룽지백숙 2인분을 주문했다. 결과는 대성공. 성인 6명과 어린이 1명이 배불리 먹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양에 맛까지 더해져 감탄이 절로 나왔다. 오리 특유의 깊은 풍미와 깔끔한 육수가 어우러져 누구라도 만족할 수밖에 없을 맛이었다.
백숙을 완성하는 밑반찬의 조화
기본 반찬은 단출하지만 알차다. 동치미, 김치, 깍두기 등 전형적인 백숙 반찬이지만 하나같이 맛이 살아 있고, 특히 김치의 감칠맛이 백숙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너무 맛있어 요즘 배추값이 금값이 된 게 생각나면서도 결국 리필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진하고 담백한 한 그릇, 오리누룽지백숙
잠시 후 등장한 오리누룽지백숙은 테이블에 올려지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오리는 푹 고와져 결이 흐트러질 정도로 부드럽게 풀리고, 국물에서는 은은한 한방 향이 퍼져 나와 입맛을 더욱 돋운다. 닭보다 오리 특유의 고소함과 쫄깃함이 살아 있으며,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게 조리된 맛이 인상적이다. 국물은 맑지만 깊은 맛을 머금고 있어 첫 숟갈부터 진하게 스며드는 느낌을 준다. 간도 딱 알맞게 되어 있어 따로 소금이나 간장을 찾을 필요가 없을 정도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어린 조카도 거리낌 없이 잘 먹었다는 점이다. 오리 고기라면 아이들 입맛에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곳의 오리는 전혀 기름지지 않고 섬세하게 조리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육질의 질감과 깊은 국물의 조화가 너무 훌륭해서, 정말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최적화된 보양식’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완벽한 마무리, 누룽지
백숙을 어느 정도 비우고 나면 마지막 하이라이트가 기다린다. 바로 누룽지다. 큼직하고 노릇하게 눌린 밥이 뚝배기에 담긴 진한 국물 속에 푹 잠겨 나오는데, 그 모습만으로도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한국식 디저트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로, 식사의 마무리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존재다.
누룽지는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백숙 국물의 깊은 맛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어 별도의 밥이 전혀 필요 없을 정도로 든든하고 만족스럽다. 배가 불러도 한 숟갈, 두 숟갈 계속 손이 가게 되며, 남은 오리 고기와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심지어 누룽지 하나만으로도 또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개인적으로 농원정에서의 식사 중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부분이 바로 이 누룽지였고, 가족 모두가 마지막 한 숟갈까지 감탄하며 마무리할 수 있는 최고의 피날레였다.
📝 마무리 소감
농원정은 단순히 보양식을 먹는 곳이 아니다. 가족 모두가 둘러앉아 따뜻한 한 끼를 나누며 정을 쌓고, 깊고 진한 국물 한 숟갈에 위로를 얻는 그런 특별한 경험이 되는 공간이다. 특히 이날의 오리누룽지백숙은 지금껏 먹어본 어떤 오리 요리보다도 맛있었다. 육질, 국물, 밑반찬까지 하나같이 완성도가 높았고, 진심으로 “이 집은 다시 와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가족과 함께 맛있는 보양식을 즐기고 싶다면, 그리고 진정한 아산의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농원정은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 함께 가볼 만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