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근처인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조현우국밥이라는 돼지국밥집이 생겨 다녀왔다. 이름 석자를 걸고 하는 가게는 일단 맛이 보장되는 느낌이다. 사실 며칠 전에 한 번 다녀왔는데 점심시간에 너무 호다닥 빨리 먹고 나와 맛을 음미하지 못했지만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 한가한 시간에 다시 한 번 다녀왔다.
조현우국밥
- 주소 : 서울시 광진구 자양로13길 60 1층
- 영업 : 10:00 ~ 22:00 (B.T 15:00 ~ 17:00), 토요일 점심만 운영, 매주 일요일 휴무
- 메뉴 : 돼지국밥 10,000원
토요일은 점심에만 영업하고 일요인은 매주 휴무이다. 저번에는 평일 점심시간이었는데 아마 직장인을 주된 고객으로 영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점심에는 자리가 없을 만큼 손님이 많은 곳이다.
평일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엄청 많았는데 토요일 점심에는 의외로 한산했다. 가게 내부가 협소한 탓에 모든 좌석은 다찌석으로 되어 있다.
자리에 앉으려는데 푹 삶아진 돼지고기가 눈에 띄었다.
자리에 앉으면 물을 주는데 뜨거운 물과 시원한 물 중에 뭐가 좋은지 물어보는데 물 하나로 기분 좋은 서비스를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조현우국밥은 기본 간이 저염이라 입맛에 따라 싱거울 수 있는데 나는 딱 좋았다. 간을 더하지 않아도 먹기 좋았다. 그리고 저염이라 뭔가 양삼에 덜 찔리고 먹을 수 있는 국밥이다. 또 주문 시 밥을 많이 요청하면 고봉밥으로 먹을 수 있다. 탄수화물 킬러인데 뒤늦게 봐서 다음에는 꼭 고봉밥으러 먹을테다.
돼지국밥
주문한 돼지국밥이 나왔다. 딱 봐도 맑은 국물이 특징인 국밥이다. 비주얼답게 맑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그리고 뭔가 일본 라멘집 느낌의 상차림이라 이색적인 느낌이 재밌다.
먹기 전에 밑반찬 세팅 먼저. 깍두기는 덜어 먹을 수 있는 통 자체를 주기 때문에 앞접시에 덜어 먹으면 된다. 아삭하니 잘 익은 게 국밥에 잘 어울리고 맛있었다. 밥은 고봉밥으로 달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꾹꾹 담아 줘서 배부르게 먹었다.
밑반찬이랑 양파, 고추 등도 넉넉히 준다.
돼지국밥 안에 돼지고기가 넉넉히 들어갔다. 이렇게 건더기가 많이 들어간 국밥은 오랜만이다. 고기가 야들야들하니 잡내가 전혀 없고 식감도 부드러웠다.
국물은 맑은 국물 그 자체인데 살짝 기름기가 있지만 돼지국밥이라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전혀 느끼하지 않았고 오히려 담백한 맛이다. 그래서 돼지국밥 보다는 곰탕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다.
공깃밥 하나 그래도 국밥에 시원하게 말아 먹기 시작했다. 국밥은 역시 밥 한 그릇 통채로 넣어서 쿰척쿰척 먹어야 맛이 좋다.
휘휘 저어서 밥 한 숟가락에 고기 한 점 올려 먹으면 줜맛탱이다. 약간 갈비탕 느낌이 나는 맛인 것 같다. 돼지국밥과 갈비탕, 그리고 곰탕 그 어디 중간의 맛이라고나 할까. 결론은 아주 맛있다.
시원한 깍두기 하나 올려 먹으면 미친넘이다.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조현우국밥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돼지고리를 건져 새우젓에 찍어 먹어도 좋다. 말이 필요 없는 맛.
작년에 부산에 다녀오고 왜 집 근처에는 맛있는 돼지국밥집이 없을까 아쉬웠는데 직장 근처에 이런 돼지국밥 맛집이 있었다니. 양이 푸짐한 건 물론이고 국물, 고기, 고봉밥 모두 완벽한 곳이다. 물론 혼밥하기에도 좋다. 나 역시도 혼밥을 했는데 다찌석이 좁더라도 먹는 게 크게 지장은 없었다. 대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위치가 좀 구리다. 만약 번화가에 있었다면 좀 더 장사가 잘 됐을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여기는 우선 나만 알고 싶은 돼지국밥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