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서울 은평구 감자국 거리에 가서 감자탕을 먹고 왔다. 응암동 감자국 거리 근처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녀서 그 당시 친구들과 많이 갔던 곳이다. 오랜만에 가니 기분이 이상하고 학교 다닐 때가 많이 생각났다.
태조대림감자국
- 주소 : 서울시 은평구 응암로 172
- 영업 : 24시간 영업
- 메뉴 : 감자탕(소) 29,000원, 양념뼈구이(소) 34,000원
응암동 대림시장 앞은 감자탕 전문점이 많아 감자국 거리로 불리고 있다. 예전에 꽤 많이 갔던 곳인데 어느 순간부터 잊고 있던 곳이다. 이 거리에는 유명한 곳이 세 군데가 있는데 그 중에 두 곳은 무한리필이 되는 곳이고 태조대림감자국은 무한리필은 아니지만 40년 전통의 가장 유명한 곳이다. 거리 초입에 있어 가장 눈에 잘 띄고 장사가 제일 잘 되는 곳이다.
예전에는 감자탕만 있었는데 양념뼈구이라는 신메뉴가 생겼다. 그래도 역시 근본은 감자탕이다. 4명이서 감자탕 특대를 주문했다.
화장실을 가다가 주방을 지나쳤는데 아주 깨끗하고 관리가 잘되어 보였다. 조리대와 냄비가 반짝일 정도였고 식재료도 깔끔하게 보관하고 있는 모습이다.
감자탕도 맛있지만 밑반찬으로 나오는 배추김치가 정말 맛있다. 겉절이 느낌인데 감칠맛이 좋고 아삭한 게 내 입맛에 딱이었다. 감자탕 국물이 슴슴한 편이라 김치와 함께 먹으면 간이 딱 좋다.
감자탕
특대라서 그런지 아주 큰 냄비에 깻잎이 무수히 쌓여 나온다. 슴슴한 국물과 그 위에 깻잎이 많이 올려진 게 이곳 감자탕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오래만에 방문했지만 고등학생 때 먹었던 그대로다.
흔히 알고 있는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 모든 내용물이 잠길 듯한 된장 맛이 나는 넉넉한 육수로 인해 국물이 깔끔하고 시원하다. 끓기 전에는 국물이 한강처럼 많아 싱거울 것 같았지만 밥에 국물을 말아 겉절이나 깍두기와 함께 먹으면 굉장히 맛있다.
양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지 모자라지 않았다. 다만 감자가 조금 밖에 없는 게 아쉬웠고 가격이 양에 비하면 저렴한 편은 아니다. 오래된 노포가 주는 정감이나 감성을 빼면 살짝 아쉬울 수도 있다.
그래도 다른 곳과 차별화된 국물 맛이 맛있고 등뼈의 붙은 고기가 야들야들한 게 먹기 좋고 맛있다. 여기에 밥을 말아 겉절이와 함께 먹으면 환상의 궁합이다.
볶음밥
특대를 주문했지만 넷이 먹으니 금방 사라졌다. 볶음밥 두 개를 주문했으나 다른 감자탕 전문점 볶음밥보다는 조금 맛이 아쉬웠다. 약간 볶음밥보다는 비빔밥 느낌이 들었다. 태조대림감자국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응암동 감자국 거리의 대표 맛집으로 고등학교 학창 시절을 함께 한 곳이다. 40년 넘게 운영한 노포로 감자탕 맛과 비주얼이 변하지 않았지만 이 맛으로 감자탕 맛집이라 부르기에는 세월이 많이 흘렀고 조금 부족한 편인 것 같다. 우연히 이 근처에 친구들과 갈 일이 있어 오랜만에 들린 곳인데 지난 추억을 빌미로 가기에는 좋았으나 찾아가야 할 맛집으로는 애매한 편이다. 세월이 많이 흘러 오랜만에 간 추억의 식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