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 남포면옥

볼 일이 있어 롯데백화점 본점에 갔다가 식사할 겸 찾아간 남포면옥. 45년 전통의 을지로 맛집 중에 맛집인 곳이다. 평양냉면과 갈비탕으로 유명한 문 닫기 전에 가야 할 식당 중에 하나.


남포면옥

남포면옥

을지로 빌딩숲 사이 좁은 골목에 위치한 남포면옥은 평일 점심 시간이면 직장인들로 붐비는 곳이다. 주말 역시 남녀노소 불문하고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남포면옥의 대표 메뉴는 바로 평양냉면과 갈비탕. 냉면은 45년 전통, 갈비탕은 20년 넘은 역사를 자랑한다.

남포면옥

특히 2017년부터 8년 연속 미쉐린 빕 구르망에 선정된 곳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남포면옥 남포면옥

45년 전통의 한옥 건물 안에 고풍스러운 실내로 꾸며져 있어 마치 문화유산처럼 느껴진다. 본관과 별관으로 나눠져 있고 주말에는 본관만 운영하는 것 같다.

남포면옥 남포면옥

가게에 들어서면 8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된 문구가 눈에 보이며, 실내는 손님이 많아 어수선할 것 같지만 깔끔한 안내와 응대에 따라 정리가 잘 된 모습이다.

남포면옥

우리는 2층으로 안내를 받았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유명인사들이 찾은 흔적들을 볼 수 있다. 한국에 유명한 사람들은 다 와본 듯 하다. 그만큼 남포면옥은 전통이 깊은 을지로 중구의 유명한 맛집이다.

남포면옥남포면옥

미쉐린 빕 구르망은 45,000원 이하의 가격으로 합리적인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선정하기 때문에 리스트업 된 곳만 찾아가도 것도 좋을 듯 하다. 남포면옥 역시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하는데 요즘 냉면이 2만원이 된 시기에 15,000원이면 나름 괜찮은 금액이라 생각한다. 냉면과 갈비탕 중에 무얼 먹을 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처음부터 시작한 음식이 냉면이기 때문에 갈비탕은 다음으로 미루고 냉면을 주문했다.

남포면옥

수요미식회에 갈비탕 맛집으로 나온 곳이기도 한데 이쯤되면 냉면이 아니라 갈비탕 맛집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문 닫기 전에 가야 할 곳으로 소개된 곳이니 오늘은 냉면을 먹고 다음에 꼭 다시 와서 갈비탕으로 먹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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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저가 개별 포장되어 나오는 게 마음에 들었고 주문을 하면 동치미와 온육수를 한잔 내어주는데 한우를 사용한 육수라서 그런지 구수하니 아주 맛있었다.

 

접시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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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과 함께 곁들일 음식으로 접시만두를 주문했다. 살짝 쫀득한 피와 그 안에 부추가 많이 들어간 게 특징이라면 특징. 무난한 만두 맛이다.

남포면옥 남포면옥

만두는 무난한 맛으로 냉면과 함께 먹으니 양이 딱 맞았다. 냉면만 먹으면 아쉬우니 접시만두 또는 빈대떡과 함께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비빔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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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냉면, 와이프는 비빔냉면을 주문했는데 미쉐린에 꾸준히 선정된 곳이라 너무 기대를 많이 했을까. 비빔냉면의 경우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없었고 평범한 비빔냉면 맛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은 생각이지만 와이프도 내 생각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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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으로는 소고기 한 점, 절인 오이와 무, 배 그리고 계란 반쪽이 올려져 나온다. 맛있게 담궈진 동치미 육수에 양념이 더해져 비주얼로는 모자랄 것이 없지만 맛은 다소 평범해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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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면은 쫄깃하면서 부드럽고 다소 얇아 다른 평양냉면 집과 다소 차별화된 식감이었다.

 

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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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냉면은 다소 실망했지만 평양냉면은 소문대로 아주 맛있었다. 동치미에 한우육수가 들어가 아주 슴슴하지 않기 때문에 평냉 초심자가 도전하기에 아주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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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직접 담군 동치미 맛을 베이스로 한 냉면이라 그런지 남포면옥만의 국물 맛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육향이 잘 배어 국물 맛이 아주 좋았다. 평양냉면은 워낙 취향을 타는 음식이라 호불호가 심한데 다행히 내 취향에는 아주 잘 맞았다.

남포면옥 남포면옥

옛날 평양냉면은 동치미를 베이스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던데 남포면옥이 그 옛날 맛을 잘 살려 지금까지 운영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처럼 고기가 귀한 시절이 아니다 보니 고기 육수가 흔해졌고 동치미 국물에 육향이 들어가니 사실 이도 저도 아닌 맛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통적인 맛을 현대식으로 변화 시켜 인기를 유지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포면옥의 냉면이 마음에 들었고 아주 맛있게 먹었다.

남포면옥 남포면옥

동치미의 맛 덕분에 단맛이 조금 나 흔히 아는 슴슴한 맛이 아니다. 그래서 처음 평양냉면을 먹는다면 남포면옥을 추천하고 싶다. 면발은 메밀 면 치고는 다소 얇아 부드럽게 넘어간다. 다시 생각해보니 술안주로도 좋을 것 같다.

남포면옥

비빔냉면의 아쉬움을 평양냉면으로 지울 수 있었다. 국물까지 싹 먹어 치울 만큼 아주 맛있었고 평양냉면 맛집으로 들어갈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다소 양이 적다는 것.

남포면옥

계산을 하고 나오니 사장님께서 가게 역사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들어보니 45년 동안 한 자리에서 가게를 지켜온 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맛에 자부심이 있어 보였고 나 역시 굉장히 맛있게 먹어서 그 모습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평양냉면이라는 게 사람마다 취향과 입맛에 따라 많이 갈리는 음식이기 때문에 누가 맛있다고 해서 똑같이 맛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남포면옥은 8년 동안 미쉐린 빕 그루망에 선정된 만큼 평양냉면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누구에게는 평범한 곳으로, 또 다른 사람에게는 맛집으로 기억될 수 있다. 비빔냉면은 평범했지만 평양냉면은 아주 맛있게 먹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평양냉면 맛집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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