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왕십리, 고래소년 오마카세

서울 왕십리역 근처이자 한양대역 바로 앞에 위치한 파크 에비뉴 엔터식스 안에 있는 고래소년 오마카세에 다녀왔는데 후기를 말하자면 가성비 최고 그 자체다. 보통 괜찮은 미들급 스시야 디너 가격이면 20~30만 원 정도는 생각해야 하는데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미들급에 가까운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고래소년 오마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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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스시야의 상호명과 달리 ‘고래소년 오마카세’라는 이름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긴 했지만 ‘넓은 바다의 푸르름 사계절이 만드는 신선함 음식에 가치를 담다’라는 글귀가 인상 깊었고 음식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졌다.

고래소년-오마카세

차를 가져가면 파크 에비뉴 엔터식스 지하 주차장을 통해 후문으로 들어가면 되고 대로변을 통해서 정문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가게 외관부터 넓은 바다의 푸르름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고래소년 오마카세는 100% 예약제 시스템이라 테이블링을 통해 예약을 하고 가야 하고 런치는 55,000원, 디너는 80,000원으로 굉장히 저렴한 편인데 음식이 끝도 없이 나오는 가성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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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 들어가면 큰 수조에 진짜 잉어들이 뛰어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푸른 바다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던 아이가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는 고래소년의 의미가 느껴졌다. 다찌 끝에는 아련하면서도 멋스러운 고래의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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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찌 위에는 금으로 덫 칠해진 고래 한 마리가 있고 젓가락 받침대 역시 고래 모양으로 되어 있어 너무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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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에비스 생맥주부터 한 잔 주문했다. 도쿠리 사케를 주문할까 했는데 이날은 생맥주가 조금 더 끌렸다. 그리고 스시 오마카세 스타트. 크게 보면 전채요리 – 사시미 – 스시 – 샐러드 – 식사 – 텐푸라 – 디저트 순으로 진행된다.

 

스시 오마카세 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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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일본식 계란찜인 차완무시로 시작된다. 겉에는 아라레와 버섯, 속에는 새우와 은행이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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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츠마미로 사시미 세 점이 나온다. 왼쪽부터 광어, 잿방어, 황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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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미 세 점 중에 황새치부터 먹었다. 황새치는 기름진 편이라 와사비를 조금 올려 먹으면 더욱 좋다. 뭔가 참치와 식감이 비슷해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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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방어 사시미는 서걱서걱한 식감이 좋았고 감칠맛이 나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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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도 물론 맛있었지만 황새치와 잿방어가 훨씬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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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마미를 먹은 후 스시가 나오기 시작한다. 첫 스시는 트러플 소스가 올라간 광어. 광어와 트러를 소스의 조합은 조금 갸우뚱했지만 나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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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소금과 라임 제스트가 뿌려진 참돔. 소금이 올라가서 간장에 찍지 말고 그냥 먹으면 된다. 라임 제스트 덕분에 상큼했고 쫀득한 식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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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청새치 튀김이 들어간 난반즈케. 생선튀김이 눅눅하지 않았고 상큼한 맛이 다시 입맛을 돋게 도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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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나 한치는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불에 살짝 그을려 나온 오징어 스시도 부드럽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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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회는 전문점이 아니면 비려서 먹기 어려울 수 있는데 다행히 괜찮았다. 제주도에서 먹었던 고등어봉초밥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아주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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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게우 소스 위에 전복술찜 두 점과 약간의 샤리가 나왔다. 게우 소스가 녹진하고 전복 식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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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어와 비슷하게 생긴 청어알이 올라간 농어. 농어뱃살과 청어알의 조합이 아주 좋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고 맛있었던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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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큰 생합 조개가 들어간 탕이 나왔는데 개운한 게 술 먹고 다음 날 먹으면 해장하기 좋을 것 같았다. 입안에 약간 비릴 수 있는 생선 냄새도 싹 없어져 깔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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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무난했던 홍새우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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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배부른 느낌이 들었지만 음식이 계속 나왔다. 된장 베이스의 미소 소스와 담백하게 구워진 삼치 구이 기름지면서도 담백하게 별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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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불러서 살짝 힘들었지만 야채 샐러드 타이밍에 조금 쉬어갈 수 있었다. 샐러드 드레싱이 자극적이지 않아 깔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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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다 먹기도 전에 나온 잿방어. 이것도 너무 맛있어서 여운이 남았다. 농어와 함께 가장 맛있게 먹었던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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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시 타임이 다 끝난 건가 싶었는데 셰프님이 단새우, 가리비 관자, 우니를 김과 감태로 싸서 한 점 만들어 주셨다. 맛있는 재료를 모아 한 입에 먹으니 정말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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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가 끝난 줄 알았는데 참치가 나왔다. 참치 중에 참다랑어 뱃살인데 붉은 색감 만큼이나 강렬하게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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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이 아니다. 한입에 쏙 들어갈 만큼 귀여운 크기의 청어가 들어간 이소바마끼는 비린 맛 하나 없이 맛있었다. 청어가 원래 이렇게 맛있었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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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내장 소스와 다리 살을 곱창김에 싸 먹는 지라시스시도 나온다. 대게살을 밥에 비벼 김에 싸 먹으니 아무리 배가 불러도 너무 맛있었다.

고래소년-오마카세

마지막 스시는 장어초밥으로 끝났다. 이날 헤드셰프님이 담당해 주셨는데 장어 꼬리로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래소년-오마카세

지금까지 찬 음식이 나왔다면 가리비 관자 튀김은 따뜻하면서 바삭하고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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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줄 알았는데 끝이 아니다. 진짜 배부른데 후토마키가 나왔다. 아무리 배불러도 후토마키는 먹어야지. 여자친구는 더는 먹지 못해서 내가 두 점 다 먹었다. 사실 중간부터 여자친구는 포기했고 거의 내가 여자친구 몫까지 다 먹은 것 같다.

고래소년-오마카세

일본식 계란말이인 교쿠 역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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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디저트로는 상큼한 유자 샤베트가 준비됐다. 아이스크림보다 샤베트가 입안을 개운하게 해줘서 디저트로 딱이었다.

고래소년-오마카세

헤드셰프님이 담당해 주셔서 더 좋았던 고래소년 오마카세. 엔트리급 스시 오마카세에 맞는 가격대이지만 음식 구성이 아주 알차고 다양해 미들급 스시야에 가까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과 고래소년만의 감성이 느껴지는 분위기, 넉넉한 구성 모두 만족스러웠다. 재방문하고 싶은 왕십리, 한양대 스시 오마카세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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