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기념으로 여자친구가 맛있는 점심 식사를 대접해주셨다. 서울 신당동의 유명한 와인바인 디핀이 옥수동에 새롭게 오픈한 디핀옥수에 다녀왔다. 오픈한 지 1년 정도 조금 지난 곳인데 생면 파스타로 유명한 곳이자 요즘 아주 핫한 곳이다.
디핀옥수
- 주소 : 서울시 성동구 독서당로 194 지하 1층
- 영업 : 12:00 ~ 22:00 (B.T 15:30 ~ 18:00), 매주 월요일 휴무
- 메뉴 : TunaTart 4pc 14,000원, Mussel Chitara Pasta 25,000원
건물 외관에 간판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심지어 지하 1층에 있어 자칫하면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이름처럼 옥수동 깊은 곳에 있는 곳이다.
가게 내부는 전반적으로 화이트 우드톤으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다. 긴 테이블 세 개가 배치되어 있는데 프리이빗한 좌석이 아니라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자리에 앉으면 큰 통창을 통해 아파트뷰가 보인다. 채광이 좋아 식사하기에 좋았다. 내추럴 와인바로 유명한 디핀이 오픈한 곳인 만큼 다양한 와인이 준비되어 있다. 보통 이런 곳은 인당 음료나 주류 주문이 필수인 곳이 많은데 디핀옥수는 꼭 그렇지 않아 좋았다.
주방은 오픈 키친으로 되어 있고 깔끔하게 정리 정돈된 모습이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하나하나 자세한 설명을 더해줘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도와준다.
주방 앞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놓여져 있어 연말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연말이라 그런지 대부분 손님은 커플이 주를 이루었는데 디핀옥수 분위기 자체가 데이트 코스나 기념일에 가기 좋은 곳인 것 같다.
앞접시, 수저, 포크가 세팅되고 메뉴판이 준비된다. 디핀옥수에서는 생면 파스타가 대표적인 메뉴이기 때문에 파스타는 무조건 먹어야 한다. 그 밖에도 뇨끼, 스테이크, 디저트 모두 다 맛있다고 해서 메뉴 고르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
TunaTart 4pc
가장 먼저 나온 건 음식보다는 타파스에 가깝게 느껴진 투나 타르트. 투나와 비프로 두 가지가 있는데 투나가 아무래도 비주얼이 압도적이다.
참치가 맛있었는데 다시마를 정말 잘 이용한 음식이다. 한입용이지만 참치와 다시마의 감칠맛이 입안에서 진하게 남았다. 타르트는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Sourdough With Truffle Butter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식전 빵이 나오지 않다는 건데 대신 트러플 버터와 함께 나오는 싸워도우 브레드를 주문할 수 있다. 식전 빵 치고는 조금 비싼 느낌이지만 트러플 버터의 풍미를 느끼는 순간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다.
트러플 버터의 풍미가 대단하고 먹는 내내 감탄할 정도로 맛있었다. 여자친구는 느끼한 음식을 잘 먹지 못해서 내가 거의 다 먹었는데 행복했다.
직접 만든 빵이라고 하는 싸워도우 브레드에 트러플 버터를 크게 한 숟가락 떠서 함께 먹으면 눈이 커질 만큼 최고로 맛있었다. 아직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인데 너무 만족스러운 순간이었다.
Mussel Chitara Pasta
다음으로 나온 첫 번째 메인 요리인 오징어 먹물 파스타는 키타라라는 도구로 만든 생면이 들어간 음식이다. 홍합 소스와 완두콩으로 맛을 내고 생면 위에 얇게 썰어진 소라가 올려져 나온다.
오징어 먹물 키타라 면과 부드러운 소라의 식감이 잘 어울렸고 맛있었다. 생면 파스타는 처음이라 정말 궁금했는데 라면 면발처럼 쫄깃하고 꼬들꼬들한 식감이 참 좋았다. 근데 양이 좀 적은 게 단점이라면 단점.
Beef
비프스테이크는 조리 시간이 30~4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마지막에 준비되는데 타이밍이 딱 좋았다. 음식이 한 번에 나오는 게 아니라 코스 요리처럼 먹는 속도에 따라 준비되는 느낌이었다. 여러가지 음식을 한 번에 즐기기보다는 온전히 한 요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건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지만 나는 마음에 들었다.
살치살 스테이크와 돼지감자 퓨레가 예쁘고 먹음직스럽게 준비되어 나온다. 플레이팅도 괜찮은 편. 고기는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스테이크에 퓨레를 올려 먹으니 더욱 좋았다. 전체적으로 양이 적었지만 스테이크 덕분에 배가 채워졌다.
Chocolate Ice Cream
마지막 디저트는 초콜릿 아이스크림으로 선택했다. 고맙게도 여자친구가 예약을 할 때 레터링 서비스를 요청했고 예쁘게 잘 준비되어 나왔다. 덕분에 즐거운 생일을 보냈다.
우선 음식이 나올 때마다 들어간 재료와 먹는 테크닉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어 대접 받는 느낌이 좋았다. 주문한 음식에 맞게 와인 페어링 추천을 기가 막히게 해준다고 들었는데 차를 가져간 탓에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했다. 디핀옥수는 지금도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풀부킹이 당연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지만 분명히 앞으로 더 유명해질 곳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