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에 외근 겸 볼일이 있어 갔다가 미쉐린 가이드 맛집인 유림면에 다녀왔다. 무려 50년 전통의 맛집.
유림면
- 주소 :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139-1
- 영업 : 11:00 ~ 21:00 (매주 일요일 휴무)
- 메뉴 : 메밀국수 10,000원, 비빔메밀 11,000원
유림면은 서울시청 맞은편 서소문과 덕수궁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큰 골목 끝에 있어 찾기 쉬운 곳에 있다. 굳이 지도를 보고 찾아가지 않아도 될 만큼 점심시간이 되면 가게 앞부터 대로변까지 길게 웨이팅 하고 있는 손님들을 볼 수 있다.
노포 맛집답게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된 곳이고 미쉐린 가이드에 꾸준하게 이름을 올리는 곳이다. 3대째 가족이 운영하고 있다.
한쪽에 다찌석이 있어 혼밥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그래서 혼자 먹기에 부담이 없었다. 혼밥 난이도 매우 낮음.
국산 봉평 메밀만을 쓴다고 하니 국수보다는 메밀 요리를 먹어야 한다.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가장 인기가 많고 무난한 메밀국수를 주문했다. 결제는 선불이다.
메밀국수
선불 방식이라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고 계산을 하면 된다. 미리 숙성시켜 놓은 면이 주문과 동시에 삶아져 나오는데 아주 맛있어 보였다.
육수와 큰 단무지가 함께 나온다. 단무지는 이렇게 큼지막한 게 더 맛있는 것 같다.
양이 생각보다 적다고 느꼈는데 알고 보니 이렇게 두 판으로 나온다. 그래서 양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잘 먹는 성인 남자 기준으로는 살짝 모자를 수 있다.
숙성 과정을 거친 면이라 그런지 면발 자체만 봐도 맛있는 느낌이다. 숙성되는 과정에서 글루텐 형성이 최소화되어 식감이 좋고 소화가 잘 된다고 한다.
육수는 사실 육수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고 묽은 간장 소스에 가까운데 짠맛이 강하지 않다. 일본 음식으로 치면 츠케멘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갈아 넣은 무가 들어가 시원한 맛도 나고 파를 올려 먹으면 아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느낌이라 맛있고 좋았다.
메밀면 자체는 너무 부드러웠고 육수와 조합이 좋았다. 담백한 맛이 일품.
중간에 단무지 한 입을 먹으면 개운한 게 역시 메밀면에는 단무지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메밀면을 육수에 찍어 먹다 보면 어느새 두 판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비빔메밀
메밀국수가 너무 맛있어서 아직 입안의 여운이 남은 상태. 이대로 나가기에는 아쉬워서 비빔메밀을 추가 주문했다.
메밀면 위에 나물과 계란 지단이 올라가 있고 그 위에 달콤한 소스가 올려져 나온다. 이미 메밀국수를 먹은 상태이지만 비빔메밀 양념을 보니 입안에 침이 바로 고이더라.
비빔메밀에는 따뜻한 육수가 함께 나온다. 큰 단무지도 다시 세팅.
먼저 고명과 양념을 메밀면과 함께 잘 비벼준다. 비비는 동안 군침이 돌아 빨리 먹고 싶을 정도로 비주얼과 향이 최고였다.
잘 비벼서 오이 고명과 함께 집어먹으면 진짜 줜맛탱. 메밀국수가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었던 것처럼 비빔메밀 역시 소스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살짝 매콤한 게 너무 맛있었다. 한 입 먹고 진짜 맛집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미쉐린 가이드 맛집의 위엄.
내가 이렇게 국수를 좋아했나 싶기도 했고 한 번에 두 그릇을 먹어 치웠다는 게 정말 맛있었구나 싶었다.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가격과 맛도 좋으니 손님이 많은 건 당연할 정도다. 회전율이 빨라 웨이팅이 많더라도 금방 들어가서 먹을 수 있다. 한번 먹어보면 왜 유림면이 50년 전통, 3대째 이어오는 맛집인지 단 번에 알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