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최자가 다녀간 고깃집으로 최자로드에 소개된 곳이라면 어느 정도 맛집으로 공신력이 있다는 말이다. 최자로드에 소개된 곳은 마포점이지만 송리단길에 위치한 곳이 본점이자 원조이다. 알등심으로 유명한 송리단길 맛집 고도식에 다녀왔다.
고도식
- 주소 : 서울시 송파구 백제고분로45길 28
- 영업 : 12:00 ~ 22:40 (B.T 15:00 ~ 17:00), 금,토,일은 B.T 없음.
- 메뉴 : 알등심(160g) 15,000, 삼겹살(160g) 14,000원
송리단길에 위치한 이곳은 이 동네를 대표하는 맛집 중에 맛집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송리단길을 지나갈 때마다 고도식 앞에 유난히 웨이팅 줄이 길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날도 어김없이 웨이팅을 했는데 운이 좋게도 앞에 한 팀밖에 없어 10분 정도 웨이팅을 하고 입장할 수 있었다. 금토일에는 브레이크 타임이 없으니 점심과 저녁 사이 시간에 가는 걸 추천한다.
뉴트로 분위기와 복닥보닥한 느낌의 내부는 고도식만의 무드를 보여준다. 고도식이라는 이름은 고산지대에 사는 돼지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고도식의 대표 메뉴는 알등심으로 돼지고기에만 있는 부위이다. 소고기보다 더 맛있는 돼지고기를 맛 볼 수 있다. 우리는 알등심 2인분과 삼겹살 1인분을 주문했다. 참고로 알등심은 최소 주문 기준 2인분이다.
테이블마다 고도식의 시그니처인 무쇠 팬이 놓여져 있다. 숯불이나 연탄 직화 방식이 아니라 무쇠 팬에 고기를 굽는 방식이다. 그래서 열전도율이 높아 고기의 육즙이 빠져 나가지 않게 도와준다. 알등심은 다소 지방이 적어 퍽퍽할 수 있는데 촉촉하게 먹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문을 하면 먼저 서비스로 나오는 순두부찌개와 밑반찬이 나오는데 찌개가 아주 눈길을 끈다. 소주 좋아하는 사람은 이거에 소주 1병은 마시겠더라.
알등심
알등심을 주문하면 가브리살도 함께 나온다. 개이득. 고도 높은 지역의 돼지를 사용해서 그런지 소고기처럼 부드럽고 촉촉해 보였다.
주문을 하자마자 불판에 열이 오르게 세팅을 먼저 해준다. 열이 전도가 되면 그때부터 고기를 구워주는 방식이다. 고기를 다 구워주니 맛있게 먹기 전까지 잘 기다리면 된다. 그동안 구워져 가는 고기의 비주얼과 냄새를 참기 힘드니 주의해야 한다. 먼저 무염버터를 무쇠 팬에 바르고 알등심부터 굽기 시작한다. 굽는 동안 고기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해주니 지루하지 않고 좋았다.
대파도 함께 구워주는데 이 대파가 고기만큼이나 아주 맛있다. 대파만 먹어도 맛있고 고기와 함께 먹으면 세상 다 가진 기분이다.
다 구워지면 직원이 앞접시에 고기를 하나씩 주시고 나머지는 이렇게 그릇에 담아준다. 무쇠 팬에 구워져 고기가 육즙을 품고 있어 정말 맛있었다. 다만 이게 2인분인데 양이 좀 적은 편이긴 하다.
소금장 대신 복어 보푸라기를 섞어 만든 소금이 나오는데 짠맛이 강하지 않아 알등심을 여기에 찍어 먹으면 독특하면서 맛있었다. 그리고 복어를 숙성 시킨 어간장 소스는 대파와 함께 먹기에 별미이다.
고기 위에 소금을 올리고 어간장 소스를 찍은 대파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고 이게 돼지고기가 맞나 싶었다. 오래 씹지 않아도 입안에서 녹아 내리는 식감이 미쳤고 대파의 특유의 풍미가 느껴졌다.
하이볼로 입가심하고 다음은 삼겹살 차례이다. 하이볼은 진저보다 오리지널이 더 괜찮았다.
삼겹살
알등심만큼 삼겹살도 맛있었다. 이 무쇠 팬이 무적인 것 같다. 물론 고기 육질이 좋은 이유도 있겠지만 여기에 뭘 구워도 기본 몇 단계는 맛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삼겹살도 마찬가지로 직원이 구워져 편하게 먹었다. 둘이 간다면 먼저 알등심 2인분을 먹고 부족하면 삼겹살로 마저 배를 채우면 된다.
그리고 정말 이 고기와 대파의 조합이 훌륭했다. 대파는 추가로 달라고 하면 되니 많이 추가해서 먹자. 주객전도가 될 정도로 대파 맛이 아주 좋다.
대파볶음밥
고기를 다 먹었으니 탄수화물을 먹을 차례이다. 양심상 대파볶음밥 1인분만 주문했고 이 안에는 대파와 김치 그리고 계란프라이 정도가 들어가 있다.
고기를 많이 먹은 상태라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도 어지간히 맛있다. 이날 먹을 것 중에 알등심이 최고였지만 모든 메뉴가 다 맛있었다. 웨이팅을 감수하고 먹을 만한 곳이고 송리단길에서 가장 좋아하는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