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에 위치한 하동관 명동본점은 1939년에 문을 연 곰탕 전문점으로 한국 전통 음식인 곰탕을 가장 정통적으로 맛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하동관은 국내외 미식가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오래된 전통과 명성을 통해 한국의 곰탕 문화를 대표하는 곳이다.
하동관 명동본점
- 주소 : 서울시 중구 명동9길 12
- 영업 : 07:00 ~ 16:00 (재료 소진 시 영업 종료)
- 메뉴 : 일반 18,000원, 25공 25,000원, 30공 30,000원
하동관 명동본점은 명동 중심가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어 롯데백화점 본점에 자주 가는 나에게는 상당히 가기 좋은 곳이다.
2017년부터 미슐렝 가이드 서울에 등재되었으며 특히 빕 구르망에 선정되어 합리적인 가격을 통해 한국 전통 설렁탕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 정통 설렁탕의 품질, 그리고 가성비가 좋아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미슐렝 빕 구르망 선정된 이후 한국 설렁탕을 알리는 대표적인 식당으로 자리 잡았으며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깊은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재료 소진 시 마감된다는 문구와 미슐렝 가이드 스티커만 봐도 맛집 중에 맛집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모든 재료를 국내산만 사용하고 있으며 곰탕 기본 가격은 18,000원으로 1만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소자와 일반 곰탕 별개로 25공, 30공이라는 메뉴가 있는데 하동관에서만 사용하는 은어라고 한다. 공은 고기를 뜻하며 가격과 같이 더 많은 고기와 내장이 제공된다.
가게 내부는 전통적인 한국 음식점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깔끔함을 갖춘 공간이다. 널찍하고 정돈된 테이블 배치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지만, 1인 손님일 경우 손님이 몰릴 때는 합석이 필수다. 한국 전통 음식을 다루는 가게답게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느껴지는 분위기이지만 오랜 전통의 내공이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한국 전통 음식을 경험하는데 더욱 몰입감을 준다.
25공
아주 어렸을 때 하동관에 방문했던 기억이 있는데 오랜만에 방문이라 25공을 주문했다. 하동관 후기를 보면 25공이나 30공이 기본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이 있던데 기본을 주문한 와이프 곰탕을 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체감상 큰 차이가 있어야 만족감이 클텐데 어쨌든 개인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 부분.
곰탕에는 밥이 말아져 나오는 토렴식이며 고기와 내장이 들어있다. 그리고 하동관의 곰탕은 우선 뚝배기가 아닌 녹그릇에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녹그릇은 음식을 담았을 때 열이 잘 유지되어 따뜻하게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식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한국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또한 녹그릇은 잡냄새가 잘 나지 않게 도와주기 때문에 음식의 풍미를 더욱 잘 살려준다.
곰탕 일반
암튼 와이프가 주문한 곰탕 기본에도 특과 동일하게 고기와 내장이 들어 있는데 25공과 양의 차이가 있지만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우선 파를 듬뿍 넣고 토렴된 밥을 잘 말아 먹기 시작했다. 첫 숟갈을 뜨는 순간 고기와 내장을 천천히 우려낸 자연스러운 풍미가 입안에 퍼진다.
하동관 곰탕은 사골이 아닌 소고기와 내장만을 오랜 시간 우려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품질 좋은 암소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국물 빛깔이 투명하고 아주 맑다. 또 기름기가 적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국물은 건강한 한 끼로도 손색 없는 것 같다.
고기와 내장이 국물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 25공을 먹어 보니 일반보다 확실히 고기와 내장 양이 많다는 게 느껴졌다. 곰탕 속 고기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을 정도로 부드럽다.
내장은 잡내가 없이 쫄깃한 식감이 돋보인다. 국물과 함께 먹으면 그 맛과 깊이가 배가 된다. 평소 내장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내장을 삶아 얇게 포를 뜬 이 내포가 식감은 물론 쫄깃한 게 아주 맛있었다.
그리고 김치와 깍두기가 곰탕만큼이나 아주 맛있어 곰탕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곰탐의 담백한 국물에 아삭한 깍두기를 곁들이면 입안에서 새콤하고 알싸한 맛이 국물의 감칠맛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특히 깍두기가 매우 맛있었는데 곰탕의 맛을 해치지 않고 밸런스를 맞춰준다.
곰탕, 밑반찬 모두 바닥이 보일 정도로 하나도 남김 없이 다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졌고 곰탕 하나로 승부하는 하동관의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과 음식에 대한 정성이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