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지로는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13층에 위치한 일본 돈카츠 전문점으로 일본 나가사키에서 시작된 곳이다. 나가사키에서 이미 돈카츠 맛집으로 유명한 곳으로 알고 있는데 명동, 그것도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메뉴 고민에 지쳤을 때는 돈카츠가 답이다.
분지로 한국본점
- 주소 :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81 롯데백화점 본점 13층
- 영업 : 매일 10:30 ~ 21:00
- 메뉴 : 로스카츠 16.0, 히레카츠 18.0, 스페셜 카츠 모듬 29.0, 우나기동 35.0
분지로 창업자인 타카다 유지가 일본 전역을 돌며 돈카츠를 연구한 뒤 2004년에 일본 나가사키에 창업한 곳으로 나가사키에 간다면 꼭 들려야 하는 돈카츠 맛집 중에 하나다. 이제 나가사키에 가지 않아도 명동에서 타카다 유지의 돈카츠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일본 나가사키의 분지로는 가보지 않았지만 나가사키의 많은 것을 가져왔다고 한다. 그래서 메뉴도 거의 비슷해 보였고 비주얼도 일본 현지와 가까운 느낌이다.
내부 분위기는 나가사키 현지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아무래도 롯데백화점 본점에 위치해 있다 보니 현지 보다는 좀 더 고급스럽게 꾸민 것 같고 정원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또 현지와 다르게 키오스크로 주문 할 수 있어 아주 편리했다. 메뉴판이 따로 있지만 보지도 않고 바로 키오스크로 주문. 냉메밀이 함께 나오는 스페셜 카츠 정식과 우나기동을 주문했다. 나와 다르게 와이프는 돈카츠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돈카츠 외 메뉴가 있어 다행이었다.
우나기동
와이프가 주문한 우나기동. 밑반찬과 미소시루가 함께 나오는 정식 스타일로 민물 장어 덮밥이다.
특제 양념을 여러 번 바른 장어가 올라간 덮밥으로 부드럽고 풍미가 좋아 맛있게 먹었다. 메뉴 특성 상 가격이 꽤 있지만 장어 크기가 꽤 큼지막해 나쁘지 않았다.
장어 덮밥 전문점은 아니지만 나가사키에서 시작된 곳에서 먹으니 일본 현지에서 우나기동을 먹는 느낌이 들 정도로 꽤 맛있었다. 물론 음식 맛이 중요하지만 분위기도 한몫하는 것 같다. 분지로에 가서 돈카츠 대신 우나기동을 먹는 것도 꽤 괜찮은 선택일 듯.
스페셜 카츠 + 냉메밀 정식
그리고 내가 주문한 스페셜 카츠. 로스카츠, 히레카츠, 에비후라이가 함께 나오는 돈카츠 메뉴로 한번에 여러가지 돈카츠를 즐기기에 좋다.
내가 보았던 나가사키 분지로의 돈카츠와 비주얼이 너무 똑같아 조금 놀랐다. 타카다 유지의 기술을 익혀 현지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하며 빵가루, 소스 같은 식재료는 물론 음식을 만드는 데 필요한 조리 기구 등도 공수했다고 한다.
우선 로스카츠부터 먹었는데 부담스럽지 않은 튀김옷과 촉촉한 돼지고기의 조화가 훌륭했다. 특징은 튀김옷이 두껍지 않다는 것. 그래서 돼지고기의 부드러운 식감이 더욱 돋보였다.
우선 처음에는 아무 것도 찍지 않고 먹었는데 적당한 바삭함이 아주 좋았다. 아무리 일본 현지의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해도 백화점 식당가에 위치한 곳이라 많이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다. 돈카츠 소스는 순한맛과 진한맛 두 가지가 있는데 순한맛은 말 그대로 라이트한 단맛이 나고, 진한맛은 단맛과 함께 진한 풍미가 느껴졌다.
하지만 분홍빛이 나는 와인 소금과 와사비를 올려 먹으니 돈카츠 소스와 먹는 것보다 더 맛있었다. 돈카츠 소스는 거의 먹지 않을 정도로 돈카츠와 소금 조합이 훌륭했다.
로스카츠가 촉촉하다면 히레카츠는 부드럽고 식감이 더 좋았다. 역시 튀김옷이 얇지만 바삭하고 좋은 재료를 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당연히 안심이 등심보다 더 부드럽고 가격이 더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로스카츠가 더 내 취향에 맞았다. 양배추는 물론 밥과 미소시루와 잘 어우러져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에비후라이는 최고급 자연산 특대 블랙 타이거 새우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왕새우튀김과 같이 크기가 매우 크지만 돈카츠와 다르게 튀김옷이 조금 두꺼웠다. 뭐 그래도 타이거 새우라서 그런지 랍스터와 비슷한 식감이 나고 맛있었다. 하긴 스페셜 메뉴인데 새우 튀김이 빠지면 섭섭하지.
스페셜 카츠 모듬에 냉메밀이나 우동을 추가할 수 있는데 느끼함을 잡아주기에는 차가운 국물이 좋을 것 같아 냉메밀로 선택.
사이드로 주문한 냉메밀면은 메밀 함량이 높아 메밀향이 돋보였고 가격 대비 굉장히 고급스러운 맛이 느껴졌다. 360년 전통의 진가와 테노베면을 사용한다고 한다.
백화점 간 김에 호기심 반, 한 끼 해결할 겸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놀랬던 분지로 한국본점. 음식 가격은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고품질 재료와 섬세한 요리법, 그리고 일본 현지의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가성비가 좋게 느껴질 정도로 아주 맛있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 자주 가는 편인데 아주 마음에 드는 맛집을 찾은 것 같아 찾게 되어 앞으로 자주 방문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