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금산제면소

크리스마스 이브에 명동에 다녀왔다. 날이 날이니 만큼 어느 식당에 가도 웨이팅이 길더라.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마침 명동 근처에 저장해놓은 맛집 중 금산제면소가 떠올라 갔는데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금산제면소

금산제면소

정창욱 셰프가 운영하는 곳으로 탄탄멘 맛집으로 유명하다. 2021년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곳인데 최근 논란과 사고로 인해서 손님이 줄어든 건가 싶었다.

금산제면소금산제면소

브레이크 타임이 1시간 밖에 되지 않아 영업시간이 넉넉한 편이다. 다만 좌석이 8석으로 내부가 협소한 편이라 혼합하러 가거나 두 명까지만 가기 좋은 곳이다.

금산제면소

모든 좌석은 다찌석으로 되어 있어 탄탄멘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매일 직접 뽑은 면을 사용하여 탄탄멘을 만드는 작은 가게이다. 하지만 마라 베이스로 하는 금산제면소의 탄탄멘은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인 맛을 자랑한다.

금산제면소

메뉴는 탄탄멘 단일 메뉴. 1일 15인 한정 판매하는 찍어 먹는 탄탄멘이 있지만 우리는 기본 탄탄멘에 온천 달걀과 튀긴 양파와 흰쌀밥을 추가하여 주문했다.

금산제면소 금산제면소

온천 달걀은 탄탄멘을 먹다가 중화시켜 먹기 좋다. 꼭 추가해서 먹기를 추천한다. 가장 먼저 온천 달걀이 나왔지만 온전한 탄탄멘을 먼저 즐기고 싶어 바로 먹지 않았다.

 

탄탄멘

금산제면소

얼마 걸리지 않아 탄탄멘이 나왔다. 첫 느낌으로 마라 베이스라 호불호가 세게 갈리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금산제면소 금산제면소

면 위에 민찌가 풍성하게 올라가 있고 면은 아주 쫄깃하니 식감이 훌륭했다. 고추기름, 참기름, 땅콩 소스가 마라 베이스와 잘 섞여 탄탄멘 맛의 조합이 좋았다.

금산제면소

금산제면소의 탄탄멘은 중화풍의 맛과 일본 라멘의 맛이 잘 어우러진 맛이라고 생각한다. 비주얼이 훌륭하고 고소하면서 매콤한 맛이 좋아 정창욱 셰프의 이름값이 없더라도 휼룽한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산제면소

평소에 면 요리를 아주 좋아하고 느끼한 음식을 잘 먹는 편인데 여자친구는 나와 반대라 그런지 먹다가 많이 남겼다. 역시 호불호 갈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금산제면소

테이블 중간마다 탄탄멘을 즐기는 방법이 적혀져 있는데 먼저 면과 소스를 대충 비벼 면의 고유한 맛을 느끼면 된다. 면의 굵기나 쫄깃한 정도가 아주 좋았다.

금산제면소

그리고 골고루 잘 비며 먹기 시작한다. 흔히 알고 있는 탄탄멘은 국물이 살짝 있는 비주얼을 생각하기 쉬운데 이곳의 탄탄멘은 비비면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금산제면소

먹다가 면이 1/3 정도 남으면 흑식초, 산초가루 등 양념을 하나씩 넣어서도 맛을 보라고 하는데 그냥 스킵하고 온천 달걀을 넣어 중화시켜 먹어봤다.

금산제면소

마라 맛이 나는지라 조금 매콤한 맛이 나는데 온천 달걀을 넣으니 중화가 되어 더 맛있었다. 사이드 메뉴로 온천 달걀은 필수다.

금산제면소

면을 거진 다 먹고 나면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끝난다. 밥그릇은 작지만 고봉밥에 튀긴 양파가 듬뿍 올라가 있다.

금산제면소

남은 소스에 밥을 넣고 쉐킷.

금산제면소 금산제면소

비주얼은 똥이지만 맛은 최고였다. 소스가 조금 모자라긴 했는데 먹지 않았다면 아쉬웠을 정도로 아주 맛있었다. 면이 가장 특출한 곳이지만 마지막으로 소스에 비벼 먹는 이 마늘밥이 대미를 장식했다. 온천 달걀을 시키지 않더라도 이 마늘밥은 꼭 추가하기를.

금산제면소

같이 간 여자친구는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반 정도를 남겼는데 나는 밥까지 비벼 먹을 정도로 아주 맛있게 먹었다. 그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 아니고 가게도 협소하지만 모든 걸 감수하고 먹어도 될 정도로 탄탄멘의 퀄리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마라탕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마라 베이스의 탄탄멘은 생각보다 맛있었고 또 생각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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