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 가면 오코노미야키를, 도쿄에 가면 몬자야키를 꼭 먹어야 한다는 말처럼 도쿄에는 몬자야키 가게가 많다. 이번 도쿄 여행의 숙소는 긴자에 잡은 터라 긴자 근처에 몬자야키 맛집을 찾아 봤는데 유라쿠초에 타마토야 히비야라는 유명한 곳이 있어 가보았다.
타마토야 히비야 (月島もんじゃ たまとや 日比谷)
- 주소 : 일본 〒100-0006 Tokyo, Chiyoda City, Yurakucho, 2 Chome−1−6 第1有楽高架橋下 第4ブロック,1F・B1F
- 영업 : 평일 16:00 ~ 23:00, 주말 16:00 ~ 23:00
- 메뉴 : 명란 떡 몬자야키 924엔, 오징어 먹물 몬자야키 979엔
도쿄 긴자 인근에 위치한 유라쿠초에는 지상 철도 교각 사이 마다 이자카야 또는 식당이 줄지어 있다.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많은 곳이라 도쿄에 가면 들릴만한 스팟 중에 하나다. 수많은 식당 중에 타마토야 히비야는 몬자야키 맛집으로 유명한데 밤 늦게까지 웨이팅이 있는 아주 유명한 맛집이다. 긴자에서 저녁을 먹고 천천히 걸어 갔는데 멀리서부터 가게 앞에 웨이팅이 줄지어 있는 모습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명란 몬자야키가 이곳의 대표 메뉴인 듯 했고, 직원이 직접 몬자야키와 오코노미야키를 구워준다는 큰 안내문이 가게 앞에 붙어 있었다.
웨이팅은 온 순서대로 리스트에 이름과 인원수를 적는 시스템이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우리 앞에 10팀 넘게 대기 중이라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근처에 있는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에 다녀왔다.
얼추 30분 정도 지나고 다시 오니 타이밍 좋게 들어갈 수 있었다. 가게 내부에 좌석이 많아 대기가 많아도 금방 빠지는 듯 보였다. 1층은 물론 지하에도 좌석이 있어 지하로 안내 받았다.
한국어 메뉴판이 있어 주문하기에 편해 좋았다. 타마토야 히비야의 대표 메뉴인 명란 떡 몬자야키와 오징어 먹물 몬자야키를 주문했다. 오코노미야키는 패스.
음식이 나오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게 단점이다. 대신 나마비루는 금방 나오니 아쉬운대로 생맥주부터 한잔 마시며 시작했다. 생맥주만 마셔도 너무 맛있다.
자릿세, 오토시
이곳에는 자릿세라는 개념이 있으니 차마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면 나중에 계산할 때 혼란스러울 수 있다. 1인당 418엔으로 왜 이런 금액을 따로 받는 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일본의 문화이니 받아 들일 수밖에. 암튼 자릿세를 받는 가게라면 보통 오토시라는 간단한 안주를 주는데 이곳에서는 계란말이를 말아준다. 예전에는 가문어를 구워줬다는데 계란말이가 나은 듯 하다.
직원이 능숙한 솜씨로 계란물을 부어 구우면 어느새 계란말이가 된다.
흔히 먹는 계란말이에 더 달달한 맛이라 맛이 없을 수 없는 맛이다. 몬자야키를 먹기 전에 생맥주와 함께 먹기 딱 좋은 정도다.
그리고 우리가 주문한 몬자야키가 준비된다. 이렇게 준비되면 바로 구워주는 게 아니라 조금 기다려야 한다. 모든 직원들이 바빠 보이고 일의 순서가 있는 듯해 재촉하기에도 부담스럽다. 메뉴가 나오는 데도, 음식이 나와도 구워줄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게 한 가지 단점이다. 하지만 저녁을 먹고 와 배고프지 않은 상태였고 직원 모두 친절한 편이라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오징어 먹물 몬자야키
음식이 나오고 한 5분 남짓 기다리니 직원이 와서 구워주기 시작했다. 몬자야키는 몇 번 먹었는데 오징어 먹물은 처음이라 조금 낯설었다. 비주얼부터 심상치 않았음.
몬자야키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많이 봤지만 볼 때마다 적응이 안된다. 진짜 비주얼은 최악인데 왜 맛있는건지 이상한 음식이다.
점점 내 생각대로 지옥에서 온 비주얼로 변해가는 몬자야키 모습에 어떡하지 싶었은데 시커먼 오징어 먹물까지 부으니 이게 음식인지 뭔지 헷갈릴 정도다. 근데 희한하게 냄새는 좋다.
완성된 오징어 먹물 몬자야키. 조금 더 구워 약간 누룽지처럼 먹으면 더 맛있다. 처음 몬자야키를 먹었을 때 충격적인 비주얼에 깜짝 놀랐는데 이젠 좀 적응이 된 것 같다. 지옥에서 온 비주얼과 천상의 맛이 섞인 표현이 딱이다. 너무 맛있다.
비주얼은 진짜 먹는 내내 웃길 정도로 별로인데 너무 맛있어서 금방 해치웠다. 오징어 먹물이 들어가니 꽤 짜서 물과 맥주를 많이 마셨지만 원래 몬자야키라는 음식이 짭조름한 맛이라 생맥주와 금상첨화다.
명란 떡 몬자야키
지옥에서 온 오징어 먹물 몬자야키를 먹고 직원에게 다음 몬자야키를 구워 달라는 눈빛을 보내면 잠시 후에 테이블로 온다. 뭔가 연속성 있게 먹고 싶었는데 그게 되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명란 떡 몬자야키는 누구나 아는 몬자야키 비주얼로 오징어 먹물 몬자야키보다 양반이다. 명란이 들어가니 꽤 짤 수밖에 없지만 짭짤한 게 아주 맛있었다.
주문할 때 직원이 치즈 토핑을 아주 강하게 추천을 하길래 추가했다. 치즈 토핑은 무조건 하도록 하자. 안 했으면 후회할 뻔했다.
오징어 먹물은 짠데 맛있었고 명란 떡은 덜 짠데 치즈와 떡이 들어가서 고소한 게 맛있었다. 사실 둘 다 맛의 차이는 크게 없었고 둘 다 맛있게 먹었다. 양도 제법 되니 맥주와 함께 먹기에 좋았다.
지옥에서 온 비주얼이라며 나쁜 말을 했지만 반대로 천상의 맛을 느끼며 아주 맛있게 먹었다. 먹다 보면 생맥주와 조합이 참 좋은 음식이란 걸 알 수 있다.
명란 떡 몬자야키에는 치즈를 꼭 추가해서 먹어야 하며 맥주와 궁합이 최고다. 자릿세를 내야 하지만 계란말이가 나오고 전체적으로 가격이 비싸지 않아 맥주 한잔 할 거면 이자카야 대신 여기 타마토야 히비야도 좋은 곳이다. 대신 성격 급한 한국인들이 가면 속 터질 수 있으니 주의. 1층에 먹으면 위에 기차 지나가는 브금을 들으며 먹을 수 있는 것도 나름 장점이다. 긴자에서 몬자야키를 먹는다면 나는 타마토야 히비야가 1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