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속초 여행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 맛집으로 진미막국수를 찾았다. 속초 청호동 청초호 근처에 위치한 곳으로 동치미메밀막국수가 아주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다. 막국수를 많이 먹어본 것 아니지만 적어도 전국구 막국수 맛집이라 할 정도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실제로 속초 시내에서 가장 바쁜 막국수 집이다.
진미막국수
- 주소 : 강원도 속초시 설악금강대교로 46-1
- 영업 : 11:00 ~ 19:00 (B.T 15:00 ~ 16:30), 매주 수요일 휴무
- 메뉴 : 동치미막국수, 명태회막국수 등
3월 어느 비 오늘 일요일 오후에 방문한 진미막국수. 날씨가 더울 때 시원한 동미치 막국수만한 게 없는데 여름에는 무조건 웨이팅이 있는 맛집이다. 브레이크 타임이 임박한 시간에 방문해서 마지막 손님으로 입장했다.
가게 옆에 진미막국수 전용 주차장이 있어 아주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주차 자리도 넉넉하다.
3시부터 브레이크 타임인데 2시 조금 넘은 시간에 방문해서 가게 안은 아주 한산했다. 우리를 제외하고 단 2팀만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겨울에 방문하니 여유롭게 맛집 음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음식 하나만 먹는다면 무조건 동치미막국수를 추천한다. 동치미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진미막국수를 찾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동치미막국수는 말할 필요가 없고 명태회막국수에도 육수를 넣어 먹는데 그게 다 동치미다. 그렇기 때문에 동치미를 좋아한다면 상당히 입맛에 맞을 음식이다. 그만큼 호불호가 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근데 대부분 막국수를 좋아하면 동치미를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진미막국수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는데 정말 이대로 먹으니 아주 맛있었다. 동치미막국수만 먹는다면 양념장을 추가해서 반반씩 먹는 것도 별미다. 우리는 양념장이 기본으로 들어간 명태회막국수도 먹었기 때문에 따로 추가해 먹지는 않았다.
감자전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감자전이 먼저 나왔다. 막국수에는 수육 조합을 가장 선호하지만 진미막국수에서는 이 감자전을 추천한다. 막국수 양이 아주 많기 때문에 수육과 먹기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고 무엇보다 이 감자전이 고기보다 더 맛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감자전 한 조각을 입에 넣으니 고소한 감자의 풍미가 느껴졌다. 갓 부쳐낸 감자전의 따뜻한 온기는 물론 은은하게 스며 나오는 감자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좋았다.
여기에 새콤한 간장 양념에 살짝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극대화되며 바삭한 식감과 짭조름한 맛이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수육보다 맛있는 감자전은 처음 봤다. 확실히 진미막국수는 수육보다 감자전이다.
동치미
그리고 이제 막국수가 나올 차례다. 먼저 살얼음이 동동 띄어져 있는 동치미가 나온다. 시중에서 파는 공장 육수 따위와는 다른 진짜 동치미다. 종이컵에 한 잔 부어 먼저 동치미만 마셔보는 걸 추천한다. 그래서 자리에 앉아 물 한입 마시지 않았다. 진미막국수의 동치미는 단맛이 최대한 배제되어 있으면서 새콤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살짝 칼칼한 맛이 나는 게 여름에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았다. 무만 먹으면 단 맛이 꽤 났고 고추는 상당히 매웠다.
동치미막국수
동치미막국수는 양념장이 없고 면과 김가루 고명만 올려진 채로 나온다. 약간 고성에 있는 백촌막국수의 비주얼이 생각나지만 맛은 아예 다르다. 기호에 맞춰 양념장을 추가해 넣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단 사장님이 추천한대로 맛있게 먹는 방법에 따라 식초, 설탕, 겨자를 넣었다.
먼저 식초 두 바퀴 돌리고
설탕 두 스푼 넣고 (개인적으로 세 스푼까지 넣어도 괜찮음)
겨자는 한 번만 넣고
동치미를 2~3 국자 넣으면 완성.
식초, 설탕, 겨자와 함께 동치미만 넣어 먹어도 아주 맛있지만 조금 아쉽다면 따로 양념장을 주문해 넣어 먹으면 맛이 확 달라진다. 개인적으로 양념장 넣기 전에 그 입맛을 당기는 담백한 맛이 더 좋았다.
면은 메밀을 아주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하지만 면보다 동치미가 핵심이다. 이렇게 양념을 넣지 않고 담백한 맛을 느끼며 먹는 게 더 내 스타일이었다. 백촌막국수와 비주얼은 비슷하지만 완전 다른 맛이다.
동치미막국수를 살짝 덜어 양념을 넣어 먹어봤는데 양념 맛이 아주 기가 막혔다. 이곳은 동치미와 양념이 진짜다. 동치미만 넣어 담백한 맛을 먼저 느끼고 그 다음 양념을 넣어 먹는 걸 추천한다. 그럼 당분간 다른 곳 막국수는 생각나지 않을 거라 장담한다.
명태회막국수
명태회냉면에는 고명과 함께 명태회와 양념이 함께 나온다. 확실히 이게 비주얼만 보면 더 맛있게 느껴진다. 이전에는 막국수 단일 메뉴였다고 하는데 현재는 이렇게 동치미막국수와 명태회막국수 둘로 나눠져 있다.
식초 두 번, 설탕 한 스푼, 겨자 한 번 넣은 다음 기름까지 두 번 넣는다. 거기에 동치미를 한 국자만 넣으면 완성.
확실히 면에 메밀이 많이 함유되어 면만 보더라도 아주 맛있어 보인다. 확실히 명태회막국수는 동치미막국수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동치미막국수로 이미 동치미 맛은 충분히 즐겼기 때문에 동치미는 한 국자만 넣고 명태회 양념 맛에 집중하며 먹었다.
명태회막국수에는 동치미막국수와 달리 기름(들기름 + 참기름)을 넣어 먹는데 이게 약간 킥과 같았다.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미치를 조금만 넣고 기름을 한 바퀴만 돌려 넣어 먹으면 비빔의 맛이 배가 된다. 하지만 양념이 과하지 않아 메밀면의 고소한 맛을 그대로 살려 먹을 수 있다.
이게 딱 동치미 한 국자에 기름을 넣은 조합이다. 동치미막국수를 먹느냐 명태회막국수를 먹느냐는 선택이지만 양념은 필수다. 새콤하고 시원한 동치미와 고소한 메밀면, 거기에 감칠맛이 폭발하는 명태회가 어우러져 미친 맛을 선보인다.
한마디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감칠맛이 가득한 맛. 새콤달콤한 감칠맛의 끝판왕이었다. 동치미막국수가 단연코 1등 메뉴이지만 명태회막국수 역시 너무 맛있었다. 두 가지 막국수를 모두 주문해 함께 먹어보길 바란다. 인생 막국수를 경험할 수 있다.
다 먹고 디저트로 남은 동미치를 마시면 완벽한 식사를 끝난다. 추운 겨울날에 방문해 먹은 막국수가 이렇게 맛있다니, 무던 여름날에 먹는다면 얼마나 맛있을까 궁금하다. 무시무시한 웨이팅이 벌써 무섭지만 여름에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