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 분지로ㅣ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만난 정통 나가사키 돈카츠
백화점 쇼핑 중에 우연히 들른 한 끼가 이렇게까지 기억에 남을 줄은 몰랐다. 도쿄나 오사카도 아닌, 일본 나가사키에서 건너온 정통 돈카츠 전문점 ‘분지로’가 서울 한복판, 롯데백화점 본점 13층에 있다는 사실부터가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정통’이라는 단어에 기대감이 컸고, 결과적으로는 그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만족감으로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 서울 을지로 분지로
분지로는 200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타카다 유지 셰프가 시작한 돈카츠 전문점이다. 일본 전역을 돌며 다양한 스타일의 돈카츠를 연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완성한 분지로의 돈카츠는,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놀라울 만큼 촉촉하고 부드럽다. 서울에서는 롯데백화점 본점 13층에서 분지로의 정통 스타일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재료부터 조리도구, 조리법까지 나가사키 분지로 본점의 철학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한다.
- 주소 :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81 롯데백화점 본점 13층
- 영업 : 매일 10:30 ~ 21:00
- 메뉴 : 로스카츠, 히레카츠, 스페셜 카츠 모듬, 우나기동
⏰ 웨이팅 & 🚗 주차
분지로는 백화점 내부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며,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면 주차 걱정도 없다. 매장에서 식사 후 주차 등록을 할 수 있어 편리하고, 롯데백화점 본점이라는 위치답게 시설도 쾌적하다. 주말보다는 평일 점심시간 전후가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고, 식사 시간대를 살짝 비켜가면 대기 없이 입장할 수도 있다.
🏠 내부 분위기
매장 내부는 일본식 정원을 모티브로 한 듯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자연 소재의 장식과 아늑한 조명, 은은한 음악이 어우러져 마치 조용한 료칸의 식당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좌석 간 간격도 넉넉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혼밥은 물론 연인과의 데이트, 가족 외식까지 어떤 상황에도 잘 어울리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이라는 번화한 공간 속에서도 고요함이 느껴지는 특별한 식사 공간이었다.
🍽️ 주문한 메뉴
이날 우리는 ‘스페셜 카츠 + 냉메밀 정식’과 ‘우나기동 정식’을 하나씩 주문했다. 메뉴는 키오스크를 통해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어 무척 편리했고, 음식이 서빙되기 전부터 기대감이 차올랐다. 플레이팅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고, 음식이 테이블에 놓인 순간 이미 맛있어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가사키를 담은 한 그릇, 우나기동
우나기동은 와이프가 선택한 메뉴였다. 평소 돈카츠보다는 덮밥류를 선호하는 와이프도 만족할 수 있는 메뉴 구성이 있다는 점이 좋았다. 정갈하게 담긴 장어는 은은한 불향과 촉촉한 식감이 매력적이었고, 특제 간장 소스는 너무 달지 않아 밥과 함께 먹기에 딱 좋았다. 장어의 크기와 두께도 훌륭했고, 함께 나온 미소시루와 밑반찬 구성도 만족스러웠다. 마치 일본 현지에서 장어덮밥을 먹는 기분이 들어 더 특별한 한 끼였다.
세 가지의 즐거움, 스페셜 카츠 + 냉메밀 정식
스페셜 카츠는 로스카츠, 히레카츠, 에비후라이가 한 접시에 담겨 나오는 구성으로, 한 번에 다양한 돈카츠를 맛볼 수 있는 메뉴다. 로스카츠는 적당한 두께감에 육즙이 풍부하게 살아 있었고, 튀김옷은 바삭하면서도 기름지지 않아 입안에서 고기의 식감이 더욱 또렷하게 느껴졌다. 히레카츠는 로스카보다 더 부드럽고 담백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중 로스카츠 쪽이 더 인상 깊었다.
에비후라이는 특별히 자연산 블랙 타이거 새우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일반적인 새우 튀김보다 크고 탱탱한 식감이 돋보였다. 튀김옷이 얇게 입혀져 있어 새우 본연의 맛이 잘 느껴졌고, 바삭함과 쫄깃함의 밸런스가 훌륭했다. 여기에 와인 소금과 고추냉이를 곁들여 먹는 방식은 색다르면서도 돈카츠의 풍미를 극대화해주는 조합이었다.
사이드로 함께 나온 냉메밀은 면의 식감과 향이 모두 훌륭했다. 3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진가와 테노베면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메밀 고유의 풍미가 은은하게 퍼지며 튀김류와 완벽한 균형을 이뤘다. 시원한 쯔유 국물 덕분에 느끼함은 전혀 없었고, 전반적으로 정갈한 일본식 정식을 먹는 느낌이었다.
📝 마무리 소감
분지로는 단순한 돈카츠 가게가 아니었다. 일본 나가사키의 맛을 고스란히 서울 한복판에서 재현해낸 정통 정식 전문점이었다. 가격대는 분명 저렴하진 않지만, 그 이상의 품질과 정성을 경험할 수 있어 결코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쇼핑 중 간편하게 들렀다가 이런 고품질 식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백화점 본점을 방문하는 즐거움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돈카츠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물론, 일본식 정식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만족할 수 있는 분지로. 다음에는 로스카츠 단품이나 히레카츠 정식도 꼭 맛보고 싶다. 명동에서 일본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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